빛과 어둠의 콘트라스트 표현 방법

우리가 밤에 사진을 찍는 이유

밤이 아름다운 계절이 왔다. 겨울은 공기가 맑아 별이 잘 보이며 깨끗하고 선명한 사진을 얻기 쉽다. 하지만 어두운 장소에서의 촬영에는 손떨림이나 노출 결정 등 어려운 테크닉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프로사진가들은 하나같이 밤에 찍는 사진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이번 달에는 밤에 찍는 사진의 촬영 방법을 기본편 및  6 가지 테마별 테크닉으로 나누어 설명하고자 한다.

BASIC 밤에 찍는 사진의 기본

삼각대를 사용한다면 조리개 우선 AE로 OK!

하이레벨의 테크닉을 이야기하기 전에 밤에 찍는 사진의 매력 및 삼각대를 사용한 기본적인 촬영 방법에 대해 해설하고자 한다. 조리개, 셔터속도, ISO 감도에 따른 노출의 결정 방법을 습득한다면 핸드헬드 촬영에도 간단히 응용할 수 있다. 먼저 삼각대를 사용하여 제대로 촬영할 수 있도록 배워보자.

밝은 한낮에는 촬영 욕구가 생기지 않던 장소라도 밤이 되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어둠에 감추어진 일상은 몰라볼 정도로 아름다운 야경으로 새로 태어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밤에 찍는 사진에는 이러한 매력이 있다. 

어두운 장소에서의 촬영은 노출 조절이나 감도 설정이 어렵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하지만 야간 촬영은 사실 상당히 간단하다. 특히 디지털 카메라는 촬영 후 즉시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촬영에 실패했다 하더라도 그 장소에서 다시 찍을 수 있다. 때문에 겁먹지 말고 계속해서 도전해 보길 권하는 장르이기도 하다.

밤에 찍는 사진의 촬영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삼각대를 사용한 장노출 촬영, 두 번째는 핸드헬드로 빠른 셔터속도를 이용해 찍는 스냅촬영이다. 지금까지는 사용을 주저해 왔던 ISO 고감도도 최근의 카메라라면 노이즈가 거의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런 이유에서 핸드헬드 야간 촬영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라 생각한다)

밤에 찍는 사진을 어렵다고 생각할 이유는 전혀 없다. 야간 촬영에 적합한 조리개와 셔터속도, ISO 감도에 따른 노출의 관계를 이해하기만 하면 떨림도 노이즈도 무섭지 않다. 빛갈라짐도 아름답게 연출할 수 있다. 먼저 삼각대를 사용하여 촬영하는 방법부터 알아보도록 하자.

익숙했던 한낮의 풍경이 밤이 되면 반짝임을 더한다

동일한 장소에 있는 공장이지만 낮과 밤의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한낮에는 녹슨 부분이나 콘크리트가 눈에 띄며 무언가 지저분하게 오염된 이미지가 느껴지지만 밤에는 그런 이미지를 어둠이 감추어 준다. 그리고 조명이 켜진 배관은 멋지게 보이기까지 한다. 밤에 찍는 사진은 인공광에 비추어진 세계를 어떤 식으로 잘라 담느냐가 포인트가 된다.

▶▶ 야간 촬영을 위해 준비할 장비

삼각대, 카메라, 렌즈 (표준, 망원, 광각, 단렌즈), 휴대용 전등, 릴리즈, 반사벨트

 

밤에 찍는 사진의 노출 법칙 (핸드헬드 촬영)

핸드헬드라면 셔터속도를 [1/렌즈의 초점거리]초 이상으로 설정

예) 50mm로 촬영할 경우, 1/50초 이상. 손떨림 보정 기구가 탑재되어 있는 경우에는 효과의 정도를 적절히 조절한다.

야간에 핸드헬드로 촬영할 경우 가장 걱정되는 사항이 손떨림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손떨림은 셔터속도가 [1/렌즈의 초점거리]초 이하 일 때 발생한다고 여겨지고 있다. 핸드헬드 촬영에서 손떨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조리개 우선 AE로 하고 되도록 밝은 조리개값을 선택한 다음, 셔터속도가 [1/렌즈의 초점거리]초 이하가 되지 않도록 ISO 감도로 조절한다. (ISO 3200 정도까지는 문제없다) 이렇게 해도 셔터속도가 느린 경우에는 조리개를 더 열어준다. 하지만 밝은 조리개값을 사용하면 빛갈라짐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고 팬포커스 표현이 어려워진다는 단점도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60mm로 촬영했기 때문에 1/8초까지는 손떨림 보정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경우 ISO 감도를 높여 셔터속도를 벌면 더 좋았을 것이다. 조리개값을 F4로 하여 셔터속도를 벌었다. 셔터속도는 1/20초가 되어 손떨림을 방지할 수 있었다. 1/8초까지는 손떨림이 발생하지 않는 범위지만 1스텝 정도 여유가 있으면 더욱 안심할 수 있다.
60mm로 촬영했기 때문에 1/8초까지는 손떨림 보정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경우 ISO 감도를 높여 셔터속도를 벌면 더 좋았을 것이다. 조리개값을 F4로 하여 셔터속도를 벌었다. 셔터속도는 1/20초가 되어 손떨림을 방지할 수 있었다. 1/8초까지는 손떨림이 발생하지 않는 범위지만 1스텝 정도 여유가 있으면 더욱 안심할 수 있다.

밤에 찍는 사진의 노출 법칙 (삼각대 촬영)

조리개 F8~11,  셔터속도 5~30초,  ISO 감도 100~200

촬영모드 결정을 어려워하는 사람이 많을 테지만 삼각대를 이용한 촬영에서는 [조리개 우선 AE]로 충분하다. 조리개값을 결정한 후에는 카메라에 맡겨도 무방하다. 또한 삼각대를 사용한 장노출 촬영이라면 저감도를 사용할 수 있다. 저감도 촬영이 화질면에서 더 낫기 때문에 ISO 100~200으로 설정하는 것이 좋다. 조리개값은 빛갈라짐을 연출하고자 할 때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F8~F11 부근에서 빛갈라짐을 연출할 수 있다. 어두운 상황에서 촬영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야경 촬영에서는 조리개값이 밝은 편이 낫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개방F값에서는 빛갈라짐을 연출하기 어렵다. 노광중에는 프레임 안에서 움직이는 라이트가 빛의 궤적으로 담기기 때문에 야경촬영만이 가지는 표현수법으로써 활용하도록 하자. ISO 100에 F11로 설정한 경우 아름다운 야경을 담기 위해서는 5초 이상의 노출시간이 필요하다. 노출시간을 길게 하고 싶다면 벌브를 이용해 몇 분이라도 가능하지만 일반적인 야경촬영이라면 30초로 충분하다. 카메라의 조리개 우선 AE의 상한 셔터속도가 대부분 30초이기도 하지만 거리의 조명이 노출오버가 되지 않는 노출을 생각하면 셔터속도가 30초 이하가 되도록 ISO 감도를 올리는 것이 좋다.

 

6가지의 카메라 기능을 이용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빛을 촬영한다

다음은 밤에 찍는 사진 표현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촬영 모드, 밝기, ISO 감도, 셔터속도, 화이트 밸런스에 따른 차이를 핸드헬드 촬영 중심으로 해설하고자 한다. 카메라 기능을 조절함에 따라 무엇이 변하는지 이해하고 자신만의 오리지널리티 넘치는 빛 표현법을 몸에 익히도록 하자.

밤에 찍는 사진의 재미는 노출과 화이트 밸런스, 그리고 조리개값 등의 설정에 따라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하다는 것에 있다. 예를 들면 노출 보정을 해줌으로써 전체적으로 밝게 빛나는 이미지로 만들 수도 있고 어둠 속에서 홀로 빛나는 점광원 표현도 가능하다. 화이트 밸런스에 변화를 주면 따스한 빛의 색감을 연출할 수도 있고 때로는 차가움을 강조할 수도 있다. 조리개값의 차이는 가로등과 같은 인공광에서 나오는 빛갈라짐의 형태로 나타나며, ISO 감도에 따라서는 화질 그 자체가 변화한다. 카메라 기능에 따른 이 같은 변화는 사진의 이미지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역으로 생각하자면 이러한 기능을 연구함에 따라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사진을 완성할 수 있게 된다고 할 수 있다.

노출보정

밤에 찍는 사진의 특징으로 낮에 찍는 사진과 비교하여 적정노출의 허용범위가 넓다는 것을 들 수 있다. 그것은 밝기 표현에 있어 더 자유롭다는 말도 된다. 동일한 장면을 -2~+2EV로 촬영하여 비교해 보았다. 어둠 속에서 튀어나올 듯한 -1EV의 역, 화려함이 묻어나는 밝은 이미지의 +1EV의 역과 같이 밝기에 변화를 줌으로써 동일한 피사체를 각기 다른 이미지로 전달할 수 있다. 

조리개값

조리개값의 차이는 광원의 빛갈라짐으로 나타난다. 조리개를 열면 희미하게, 조리개를 조여주면 선명하게 빛의 선이 나타난다. 아래에 보이는 2장의 사진에서 오른쪽 아래의 전구에서 보이는 빛갈라짐을 비교해 보자. 부드러운 형태를 띄는 F1.4의 사진에 비해 F11의 사진을 보면 그 형태가 상당히 확실하게 나타난 것을 알 수 있다.

값비싼 단초점렌즈가 있으면 아름다운 야간 사진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삼각대를 사용한 장노출 촬영에서는 조리개를 조여주기 때문에 슬쩍 보는 정도로는 가격이 저렴하고 개방F값이 어두운 줌렌즈와의 차이를 잘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핸드헬드+개방 조리개값’으로 설정해 촬영할 경우에는 개방F값이 밝은 만큼 빠른 셔터속도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움직이는 피사체를 멈추게 하고 싶은 경우에는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ISO 감도

위 세 장의 사진을 비교해 보면 ISO 100의 경우 깨끗하고 선명한 화질을 자랑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비해 ISO 6400으로 촬영한 사진을 보면 전체적으로 노이즈가 발생했다.

핸드헬드로 촬영할 경우에는 손떨림을 방지하기 위해 고감도로 설정하는 것도 좋지만 삼각대를 사용하여 촬영하는 경우에는 되도록 저감도로 설정하는 것을 추천한다.

셔터속도

동일한 조리개값 아래 1.3초와 10초로 촬영해 비교해 보았다. 전체적인 사진의 밝기에서 차이가 나타난 것은 물론, 거리를 걷는 인물의 묘사 차이도 역력하다. 움직임을 멈추게 하고 싶을 때, 혹은 흔들림 효과를 주고 싶을 때 셔터속도의 차이를 사용하여 피사체 흔들림을 표현에 응용해 보도록 하자. 느린 셔터속도로 빛의 궤적을 그리는 것이 일반적인 촬영방법이다.

포커스 모드

일반적으로 포커스 모드는 AF로 두면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너무 어두울 경우에는   AF가 초점을 찾아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아래 사진처럼 앞흐림을 의도적으로  만들고 싶은 경우에는 MF를 이용해 초점위치를 촬영자가 결정하는 것이 좋다. 

AF로 촬영했더니 앞쪽 나뭇가지에 초점이 맞아버린 탓에 루돌프는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AF로 촬영했더니 앞쪽 나뭇가지에 초점이 맞아버린 탓에 루돌프는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루돌프 모양의 일루미네이션에 의도적으로 초점을 맞추고 빛망울을 만들었다.
루돌프 모양의 일루미네이션에 의도적으로 초점을 맞추고 빛망울을 만들었다.

화이트 밸런스

밤에 찍는 사진에 있어 컬러의 정답은 없다. 촬영 시 느낀 색감을 표현하면 되는 것이다. 이 때 사진의 색감을 변화시키는 것이 화이트 밸런스다. 태양광이나 그늘은 붉은 기운이 돌며 따스한 이미지로 사진을 완성시켜 준다. 반대로 형광등이나 백열전구로 설정하면 사진은 푸른빛이 감돌며 차가운 이미지가 된다.

빌딩의 형광등이 하얗게 표현되며 뉴트럴한 색감이 되었다.
빌딩의 형광등이 하얗게 표현되며 뉴트럴한 색감이 되었다.
전체적으로 오렌지색이 강하다. 따스한 이미지다.
전체적으로 오렌지색이 강하다. 따스한 이미지다.
전체적으로 푸른빛이 감돈다. 차갑고 추운 이미지가 되었다.
전체적으로 푸른빛이 감돈다. 차갑고 추운 이미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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